한국 ‘아이온’ 맞서 금호 ‘이노뷔’ 선보여…넥센도 해외 공략 주력차체 중량 무거워 맞춤 타이어 필수…업계, 향후 수요 폭발에 베팅
전기차 시장이 한풀 꺾였다지만 관련 업체들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타이어 업계도 마찬가지다. 잇따라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선보이며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타이어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EnnoV)’를 선보였다. 2022년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인 ‘아이온’을 내놓으며 일찌감치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에 뛰어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를 추격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금호타이어는 그 기세를 몰아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이노뷔를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12만~15만개 팔아 승용차·소형트럭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 타이어 판매 비중을 지난해 9% 안팎에서 올해 16%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차용 타이어 시장에서 한국타이어의 전기차 타이어 공급 비중도 2021년 5%, 2022년 11%, 2023년 15%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목표는 25%로 정했다.
넥센타이어도 글로벌 전기차 타이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차량 개발에 참여하며 전용 타이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각사 자료와 업계 추정치를 종합하면 2022년 국내 교체용 타이어 시장은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35%씩 나눠 가지고 있고, 넥센타이어가 20%의 점유율로 3위를 달리고 있다. 나머지는 미셰린·브리지스톤 등 외국산 몫이다.
해외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각국 환경 규제에 발맞춰 저탄소 타이어 채택을 늘리는 추세다. 세계 1위 업체인 미셰린은 2022년 친환경 소재 45%를 함유한 타이어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내년부터 이를 자체 표준 타이어로 활용할 예정이다. 친환경 타이어 시장이 앞으로 10년 뒤 지금보다 2배 이상 규모로 성장하리란 전망도 있다.
타이어는 시간이 흐를수록 도로와의 마찰로 마모되고 공기가 빠지기 때문에 주기적인 교체가 필요한 부품이다. 전기차는 배터리의 중량(평균 400~500㎏) 등으로 인해 내연기관차보다 평균 15~25% 정도 무거워서 타이어 수명이 더 짧을 수밖에 없다. 기존 내연기관차의 타이어를 전기차에 사용하면 강력한 순간 가속력 때문에 타이어 마모가 평균 20% 정도 가속화되고, 열 관련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 교체 시기는 더 빨라진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제동, 코너링, 가속 중에도 전기차의 하중 등을 버티는 동시에 유연성까지 놓치지 않으려면 전기차에 맞춰 설계된 전기차 전용 타이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에선 소음 억제도 중요하다. 차량 내부 소음이 거의 없다 보니 도로 소음이나 고속 주행 시의 바람 소리 등이 더 또렷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커다란 모터 소음에 웬만한 외부 소음 등은 쉽게 묻혀버리는 내연기관차와 아주 다른 지점이다.
여기서 전기차 전용 타이어의 매력이 두드러진다. 타이어 내부에 흡음재를 부착하는 등 주행 소음을 줄이기 위한 특별한 공정을 더했기 때문이다.